어제 남부투어에 이어 연속으로 아침에 투어를 나가게 되었다. 바로 바티칸 반일투어였다.

남부투어를 워낙 알차게 보냈던 만큼, 바티칸 투어도 기대가 높았다.

자전거나라 김혜진 가이드님의 리딩하에 30명 정도가 한 팀이 되어 출발했는데, 일찍 간 덕에 8시에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바티칸을 상징하는 문양은 성 베드로가 받은 천국의 열쇠이다.


사실 이전까지 종교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 바티칸시국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다.

가이드는 우리의 수준을 이미 알고있다는 듯, 기초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교황이 통치하는 신권 국가, 카톨릭교의 성지이다부터 시작해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율리우Ⅱ세 교황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바티칸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등등.. 한시간 정도 바티칸 입구쪽에서 설명을 듣고 9시 반쯤 본격적으로 투어를 시작했다.


피냐의 정원을 지나 벨베레데의 팔각정원에 들어가면 유명한 조각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라오콘 군상』이었다.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아 두 아들과 함께 독사에 물리는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발굴 당시 오른쪽 팔이 떨어진 채로 발견되었다.

당시 수많은 조각가들은 원래 팔의 모양이 하늘을 향해 뻗어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신의 조각가 미켈란젤로만이 유일하게 팔이 뒤쪽으로 꺾여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후에 발견된 뒤로 꺾여있는 형태의 모양. 나중에 발견된만큼 이 부분은 조금 더 부식되어 있다.



사실 미켈란젤로가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뮤즈의 방에서 벨베레데의 토르소를 보고 네로의 욕조를 거쳐 융단의 방으로 갔다.

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파도풀을 타고 앞으로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이쪽은 크게 유명한 작품도 없고, 작품들이 방마다 비슷비슷하게 전시되어 있다. 


지도의 방까지 다 통과하고 나면 라파엘로의 방으로 갈 수 있다. 총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서명의 방>에 있는 『아테네 학당』.

이 작품만 10분이 넘게 설명을 들을 정도로 고대의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그려져 있다.

이곳에 오면 한번쯤 해본다는 바티칸 입장권 인증샷도 하고.



천장화를 보고 감명을 받은 라파엘로는 작품이 완성된 후 미켈란젤로(가운데 탁자)를 그려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시스티나 성당. 우리나라에서 천지창조로 더 잘 알려져있는 『천장화』가 그려져있는 곳이다.

사실 천지창조는 천장화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아담을 만든 다음 코로 숨을 불어넣어 생명체로 만드는 장면을 미켈란젤로가 손끝으로 표현한 장면이다. 이 부분은 천장화의 수많은 그림들 중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아쉽게도 작품의 보존을 위해 사진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기념품샵에 가면 퍼즐과 프린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바티칸 시국의 정점은 성 베드로 대성당이었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물질로 이루어졌으며(금과 대리석 등) 베르니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역작들, 미켈란젤로의 돔과 피에타, 라파엘로의 유작까지 투어의 대미를 완벽하게 장식할만한 장소였다. 성당의 구조와 작품들의 설명을 듣는것만 해도 시간이 훌쩍 가버릴 정도였으니.

이렇게 성 베드로 대성당까지 한바퀴를 모두 둘러보는 것으로 투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이동해서 다 둘러보니 한시가 넘어 있었다.

반일 만으로는 설명들은게 너무나도 부족하고, 놓친게 많았지만 그래서 더욱 아쉽고 다음에 또 오고픈 생각이 든 투어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해서 바티칸 투어와 함께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일정도 모두 마치게 되었다.

로마에서 보낸 3박 4일은 감탄과 경외심이 가득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소매치기가 많고, 아무리 무더운 태양이 내리쬐어도 이 곳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어딜 둘러봐도 유적지같고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상이 있으며 쿨한 시민들과 인상적인 음식까지.

지나치면서 만난 사람들과 가이드들, 우리 넷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배운 점이 많았던 좋은 추억이었다.


이제 열차를 타고 피렌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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