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일찍 보르게세 미술관으로 향했다.

보르게세 미술관은 1600년대 보르게세 가문의 수집품을 전시하는 별궁으로 쓰였던 곳인데, 가문이 파산하자 정부가 사들여 미술관으로 바꾼 곳이라고 한다.

사실 예약한 시간에서 30분 정도 지각을 했는데 관람하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다만,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고 백팩 및 사이드백을 모두 카운터에 맏겨야 하는 규정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베르니니 <페르세포네의 납치>


유명한 작품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직접 보니 확실히 조각상의 표정 표현과 역동적인 자세의 퀄리티가 높았다.

게다가 미켈란젤로, 베르니니와 카르바조 등의 유명한 인물들의 작품이 있다보니 좀 더 집중도가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보르게세에서의 짧은 두 시간을 보내고 젤라또를 먹으러 갔다.

Giolitti라는 젤라또 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집이었는데, 근처에 갔다면 꼭 한번 가볼만한 집으로 추천한다.

특히 수박맛과 메론, 쌀맛이 일품이었다. 아주 맛있었다.



상당히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한 RICE 맛.


트레비 분수로 향했다.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전형적인 로마식 조각과 분수가 결합된 형태였다.

하지만, 우리가 갔던 8월 첫째주가 이탈리아 자체적으로도 체감온도가 50도에 육박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상당히 무더웠다.

관광지 한 곳을 둘러볼 때마다 생수 한통이 필요할 정도로 펄펄 끓었고, 사람 밀집도도 너무나 높았기 때문에 더 덥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트레비 분수에 뒤돌아서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방문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음에도 동전을 던지지 않았다. 여름엔 안 오련다..


다음 차례는 웅장함 그 자체인 판테온이었다.

사람은 많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판테온이 워낙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고, 막상 들어가면 볼게 그리 많지 않기 때문.

들어가보니 거대한 돔에 뚫린 원형 구멍에서 들어오는 빛이 시선을 끌었다.

돔에서 들어오는 빛의 방향에 따라 내벽에 설치된 작품을 비춰주는 완벽한 원형 구조였다. 로마의 건축력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돔 바로 밑 가장 가운데에 위치한 원형판 바닥에서 사진을 찍으면 돔과 원형 구조가 완벽하게 찍힌다고 한다. 하지만 그 근처도 역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지라..


이후 나보나 광장을 거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보나광장은 오벨리스크와 피우미 분수가 인상적이었다.

글을 써 갈수록 감상문이 짧아지는 것은 기분 탓이다.. 사실 로마 건축물이 여행을 할 수록 평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멋있고 거대하고 웅장하게 느껴지지만, 훌륭한 작품들을 계속 보다가 일반적인 건축물을 보면 '아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나보나 광장은 오벨리스크와 피우미 분수만을 보러 가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저녁식사는 송아지 고기와 피자, 까르보나라 파스타였다.

이탈리아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까르보나라 파스타였는데, 확실히 한국의 크림식과는 맛이 달랐다.



정통식 레시피인 치즈와 계란노른자를 이용해서인지 확실히 풍미가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밖에 진짜 음식들을 진열해뒀는데, 참새와 비둘기들이 가끔씩 날라와 만찬을 즐기고 가곤 했다.. 비위생적이진 않고 친근한 느낌

이탈리아는 어딜 가도 그 집의 대표메뉴를 고르면 성공하는 듯 하다.

유럽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레스토랑의 경우 대표메뉴에 대한 자존심이 있기 때문.

따라서 구글링을 해서 무조건적인 맛집을 찾아가지 말고(열에 아홉은 한국인이 많다) 거리를 걷다가 메뉴판을 보고 적당히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탈리아에는 팁 문화가 별로 없는 듯 하다. 팁 줄 돈을 아껴서 젤라또를 사먹자!

'여행을 떠나자 > 해외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5] 바티칸 투어, 굿바이 로마  (0) 2017.08.27
[Day 4] 남부의 태양!  (0) 2017.08.26
[Day 2] 정말 로마에 왔구나!  (0) 2017.08.25
[Day 1] 이탈리아 첫인상  (0) 2017.08.24
[Day 0] Seoul to Rome  (0) 2017.08.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