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딱히 유럽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14년도에 유럽에 한번 와봐서일까, 평소와 똑같이 친한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일까.

그저 다른 언어, 다른 풍경, 다른 사람들이 있는 우리나라 어딘가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로마 중심부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교통만 제외하면 대체로 마음에 들었던 곳. Best Western Globus Hotel


체크인을 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이탈리아도 둘러볼 겸 다섯시쯤 방을 나섰다.

이동하기 가장 용이한 Termini 역까지 310번 버스도 있었지만, 배차간격이 워낙 길어서 그새 피자도 먹었다는 사실..

하지만 근처에 버스티켓을 파는 곳이 없어서 결국 걸어갔다.



날씨는 꽤나 뜨거웠다. 그러나 한국처럼 습도가 높지는 않아서인지 체감온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는 버스티켓을 사려면 근처 자동판매기를 이용하거나 Tabacci라는 편의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기도 했고, 근처 Tabacci가 영업을 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8월에 휴가를 많이들 간다고 하는데, 근처 Tabacci 사장도 아무래도 휴가를 갔던 듯. 3박 4일 내내 연 적이 없었다.

게다가 Tabacci 자체가 구글맵에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미리미리 사두도록 하자.


Termini는 여행객들로 바글바글했다. 우리가 여차여차하다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9시여서 따로 관광을 하기엔 힘든 시간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I ♡ Rome』이라는 HOP-ON HOP-OFF 관광버스를 타고 로마의 큰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버스와 인연이 없는 것일까, 이 관광버스마저 한시간이라는 괴랄한 배차간격으로 인해 다른 관광버스로 옮겨타게 되었다.

갈아탄 『City Rome』의 버스노선은 공화국 광장을 거쳐 콜로세움, 진실의 입, 조국의 제단, 천사의 성 등을 도는 전형적인 루트였다.


로마의 대표적인 맥주인 Peroni와 함께했던 버스 야경투어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서였을까, 뭐가 뭔지 몰라서 큰 감흥은 없었다.

『City Rome』은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홍보하지만 버스 by 버스이니 주의하자. 배차간격과 버스의 수를 볼때 가장 좋은 버스는 역시 『City Sightseeing』이다.

한국어 지원은 가이드북 하나만 읽으면 다 나오는 내용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수준.

그렇게 로마에서의 첫 날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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