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역시나 성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전날 준비해둔 E티켓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콜로세움 E티켓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성인기준 입장료 12유로 + 예약비 2유로, 총 14유로의 가격으로 꽤 비싼 편이다.


E티켓과 다리환자를 배려해준 안내원 덕분에 빠르게 입장했는데도 불구하고 30분 이상 기다린 후에 콜로세움에 입성하게 되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거대한 옛 경기장 속을 누비고 있었다.


밖에서 보던 웅장함에 비해 안쪽은 볼게 많지 않았는데, 0층과 1층에서 한 바퀴를 둘러보면 끝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콜로세움의 옛 도면과 유적, 기념품 샵이 잘 구성되어 있어서 그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사실 전문적인 가이드가 없으니, 사이사이 적혀있는 설명을 보며 내 배경지식과 끼어맞추는 투어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콜로세움은 내게 크게 와닿지 않았고, 아직도 약간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곳 중 하나다.


이후 근처 거리를 걸어다니며 점심식사를 했다.

4명에서 피자 세 판과 파스타 하나를 먹었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이탈리아에서 피자가 싸다고 1인 1피자는 생각도 하지 말자.. 4명이면 피자 3판이 적당한듯.


다음 코스는 진실의 입이 있는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이었다.

전날 끊어둔 HOP-ON HOP-OFF 티켓으로 콜로세움에서 이동했다. 날씨에 따라 걸어갈 수도 있는 거리지만, 왠만하면 버스를 이용하자.

진실의 입에도 역시나 사람이 많았는데, 솔직히 이탈리아에서 소위 '인증샷'을 찍기 가장 좋은 곳이어서 갔을 뿐..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안쪽 성당이 잘 꾸며져 있고, 아기자기한 기념품도 많이 팔아서 한번쯤은 가볼 만 하겠다.


그 후 카피톨리노 박물관으로 향했다. 

캄피톨리노 언덕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바토리 궁과 누오보 궁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조각과 미술품들을 다수 전시 중이다.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다 둘러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입장했는데, 생각보다 전시가 잘 되어 있어서 정말로 하나하나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총 네시간동안 관람하며 어릴 적 듣고 읽었던 그리스 로마신화의 장면들과 인물드링 조각상으로 눈앞에 놓여져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또한 생동감 있는 조각상과 웅장한 조각상 등 수많은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에 놀라기도, 거대함에 압도당하기도 했다.



로마 조각상은 위엄이 넘친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2층에서 보는 포로 로마노의 경치였다.

언덕에 위치한 박물관이다보니 포로 로마노 대부분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내려다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더웠기 때문에 포로 로마노는 걷지 않기로 했었는데, 한눈에 보이니 걸을 필요가 없다 싶었다.

멀리 있는 콜로세움도 보일 정도로 날이 맑아서 한동안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생각지도 못한 장소였다.

조국의 제단이라는 나에게 생소한 곳이었는데, 가이드 북에서나 인터넷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곳이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조국'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인가 싶었는데, 직접 보니 수긍이 갈 정도로 웅장하고 거대한 건축물이었다.

특히 가운데 탑에 올려진 말은 그 기개가 느껴질 정도였다. 계단 하나하나와 장식들과 거대한 기둥들이 만들어내는 섬세함 또한 감탄사를 자아냈다.

14~15세기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보고 있자면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볼 것도 다 봤겠다, 저녁으로 파스타를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찾은 레스토랑은 나보나 광장쪽에 있는 Cantina e Cucina.



백조를 형상화한 호일(?) 안에 들어있던 해산물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유럽, 아니 이탈리아에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만들어준 맛이었다.

천사의 성과 나보나 광장 근처로 갔다면 한번쯤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오늘 하루는 천사의 성 야경을 보며 마무리했다.

다리에서부터 성까지의 달빛과 조명, 몇 개의 별이 만들어내는 빛은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여유가 흐르고 유려한 천사의 빛을 담은 강물이 흐르는 것을 지켜보며 우리는 또 하루 로마에서의 밤을 보냈다.



별을 보아라




'여행을 떠나자 > 해외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5] 바티칸 투어, 굿바이 로마  (0) 2017.08.27
[Day 4] 남부의 태양!  (0) 2017.08.26
[Day 3] 로마를 보고, 느끼고 즐기다  (0) 2017.08.26
[Day 1] 이탈리아 첫인상  (0) 2017.08.24
[Day 0] Seoul to Rome  (0) 2017.08.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