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전기차, 아니 차량 자체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첫차로 테슬라를 구매해 운용하게 된 이야기

 

그 시작은 202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한 친구 중 한명에게 어느 날 뜬끔없이 연락이 왔다.

 

'주말에 뭐해? 나랑 테슬라 타보러 가자'

 

당시 나는 차량에 큰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가끔 타는 일이라고는 장보러 갈 때 어머니의 낡은 투싼을 모는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런 나에게도 테슬라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테슬라 청담점은 한강대로를 한 바퀴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U턴하는 곳을 기점으로 친구가 먼저 운전하고 이후 내가 운전대를 넘겨받아 시승하는 방식이었다.

 

뒤에서 친구가 운전하는 것을 본 첫인상으로는 차에 뭐가 없네? 였다.

다만 허전하다는 감정보다는 오히려 세련됐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마치 2010년대 초반 LG에서 나온 슬라이드 폰을 사용하다가 아이폰을 처음 본 느낌과 비슷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빠른 반응성, 유저 친화적인 인터페이스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보자마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시승 당시 사진

 

하지만 뒤에서 보는 것은 새발의 피에 불과했음을.. 운전대를 넘겨받고 단지 10여 분을 운전했을 뿐인데 테슬라는 내 차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T맵 기반의 지도를 보여주는 것은 그렇다쳐도, 주위의 차량이나 사람을 인식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 매우 신기하게 다가왔다. 심지어 꼬깔콘이나 차량의 종류까지 구분해내다니..

놀라움의 정점은 오토파일럿 기능이었다. 주위를 인식한 것을 바탕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기능들을 해내고 있었다.

 

  • 자동 차선 유지
  • 차간 거리 유지
  • 자동 속도 조절
  • 자동 차선 변경 (*FSD)

 

짧은 시승 시간이었지만 테슬라의 소프트웨어가 곧 미래 모든 차량이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본보기라는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돌아오는 길, 내가 타는 투싼은 테슬라에 비하면 중세시대 마차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IT 업계에서 근무하는 만큼 평소에 컴퓨터와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테슬라의 AI 기술력과 전기차의 조합이 이 정도로 실생활에 깊게 적용되어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친구에게 했던 말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첫 차는 테슬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예약금 100만원을 넣고 테슬라를 예약했다.

 

 

차량을 구매하는 데에 가장 중요시하게 여긴 것은 유지비감가상각이었다.

각각에 포함되는 사항을 세부적으로 고려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유지비
    • 연간 보험료
    • 충전 비용
    • 부품 교체, 수리
    • 자동차 할부

 

이러한 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유가가 치솟은 시점에서 내연기관을 유지하는 것보다 전기차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외에도 내연기관보다 훨씬 적은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각종 수리나 교체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이점이었다.

차량가격 6150만원에 보조금 500만원 정도를 받아 55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각종 환경 관련 할인도 유지비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점이었고.

물론 당시에도 비싼 감이 있었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12월 현재 테슬라 RWD의 차량 가격은 7034만원이며, 국가보조금 자체도 매년 줄고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잘한 선택이었다.

 

  • 감가상각
    • 테슬라 브랜드 가치
    • 오토파일럿 등 첨단 AI 기술
    • 배터리 노후화
    • 수리나 사고이력 등

 

감가상각 측면에서는 가장 먼저 테슬라가 가진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중요시 생각했다.

현존하는 차량 중 가장 똑똑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설계들이 믿을 수 있는 점이었다.

실제로 수많은 후기와 사고를 회피하는 능력 등을 보았을 때, 차량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었다.

또 하나, 테슬라라는 브랜드는 이제 대체 불가능한 메가급 기업이 되어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었다.

애플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 이후 늘 1위를 유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듯이, 테슬라 역시 그들만의 기술력과 머스크가 이끄는 브랜딩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한 가지 걸렸던 점은 배터리였다. 배터리가 노후화됨에 따라 효율이 떨어지고 화재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구매하기 전 가장 크게 고민했던 포인트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에 대한 문제는 계속 타봐야 하는 점이기도 하고, 보증기간 동안은 무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큰 문제 없이 타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편에서..)

 

정리하자면 나는 2021년 12월 26일에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RWD)를 주문해 2022년 9월 29일에 인도받았다.

그 과정에서 내연기관에 대한 고민, 의구심 섞인 주위의 시선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매우 만족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차량을 인도받기까지의 과정과 준비했던 것, 그리고 다양한 팁을 전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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